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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대한 경외를 담은 와인 양조, 따뜻한 괴짜 윌리엄 다우니

겪은 것/그 외

by 척척박지 2021. 10. 24.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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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빅토리아주 와이너리의 와인 메이커 윌리엄 다우니

 바틀샵에서 근무를 시작한 지 3개월 가량 지났다. 오픈 준비부터 함께 했던 터라, 평소 내 근무 태도와는 다른 모습이 발현되기도 한다. 규모가 크지 않고 새로 시작하는 브랜드이기에 타협 없는 갑갑한 매뉴얼이랄 게 전무하여 보다 편하게 근무할 수 있는 것 같다. 근무 만족도 평가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내가 속해 있는 집단에 얼마 만큼의 이득을 안기고 있는가. 전문성이 없는 내게도 전단지를 만들거나 블로그를 관리할 기회를 제공해주셔서 이래저래 많이 해보는 중이다. SNS의 중요성을 모두가 다 아는 시기이기에 대표님들께서도 나에게 자리를 주시는 것일지도 모른다.

 

  최근, 블로그 관리를 내 몫으로 할당 받았다. 블로그 개설 초기에는 매니저와 협의를 거친 후에 거의 그가 지시하는 방향대로 원고를 작성하곤 했는데 어느샌가 내가 그리는 그림대로 운영해가고 있다.

 

  사실, 마시는 것만 좋아했지 와인 양조 과정이나 품종 등 배경 지식을 갖추어야겠다는 생각은 일절 없었다. 함께 근무하는 분께서 디플로마 과정을 밟으신 전문가라, 기본적인 테이스팅 방법이나, 품종별 특징은 간단히 알려주시는 편이다. 돈을 내고 배워야 할 만한 것들을 상세히 알려주셔서 무척 감사하다.

 

  어떤 것에 대해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그것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해진다. 팽창하는 우주와 같다고 본다. 최근에는 와이너리의 역사에 대해 관심이 가기 시작했고 오늘은 호주 와인 메이커 윌리엄 다우니에 관한 리서치를 통하여 원고를 발행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이기에 일본 사이트에서 원어로 정보를 얻었고 번역을 거친 후 원고를 작성하였다.

 

 

아래가 일본의 주류 사이트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ウィリアム・ダウニーはブルゴーニュでの数年の生活のあと、2003年に自身のブランドを立ち上げました。純粋で細やかなピノ・ノワールを作るのが彼の目的です。最も自然で、押し付けたり、無理強いを決してしないワイン造りを行っています。何も足したり引いたりしていません。やがてダウニーは、この気まぐれな葡萄品種の世界でも有名で優良な職人の一人となりました。ダウニーのワインはテロワールの個性を表現しています。結局のところ良く似ていると言われていたヤラ・ヴァレー、モーニントン・ペニンシュラ、ギップスランドは全く違うのです。ウィリアムは2006年にはグルメ・トラベラー・ワインマガジン誌にてヤング・オーストラリアン・ワインメーカー・オブ・ザ・イヤーに選ばれています。

ビル(Williamの愛称です)がワインに恋をして醸造にのめり込む様になったのは、醸造学を学んだ後に勤務したデ・ボルトリ社でのアシスタント期間。大きな会社でありながらテクノロジーの濫用を毛嫌いするワイナリーで才能を開花させた彼が、家督騒動に揺れたユベール・リニエとオーギュスト・リニエのワイン醸造が任された話は尾鰭を付けて華やかに語れらる様になりました。これは半ば作られたストーリーで、そのオファーが来る数年前に初めてブルゴーニュに渡った彼は、殆ど一文無しの状況で仕事にもありつけず餓死寸前と自覚する程に悲惨な状況にあったそうです。そこで食事を奢ってくれ、更に働き口を紹介してくれたのが今の奥様であるレイチェル。アメリカへナチュラルワインを紹介したインポーターでエージェントを務めていた彼女の口利きで、ジュラ、ボージョレ、ボーヌで錚々たる面々と共に汗を流しながらいつの日か自分が作るワインへのイメージを漠然と抱く様になります。ちなみにレイチェルとの結婚を報告した際にはあのオヴェルノワが「私のガールフレンドがアメリカ大陸から居なくなった」と冗談めいた文句を言ったそうな。貧乏のどん底時代を共有しながら、愛を深めて来たからこそ現在の彼らがあるのです。

 ビルは現在、ヴィクトリア州にあるギプスランドで、可能な限りの自給自足で家族4人を養いながらワイン作りを続けていますが、その環境は我々の想像を遥かに超えたものです。年間に食べる牛は1頭。豚は3頭。羊は5頭。鶏は12羽程度(狐や野生の猫に被害を受けた時は悲しいけどゼロ)。全てを放し飼いにして世話を続け、屠殺も自身の手で行います。豚と牛は拳銃で頭を撃ち抜く(暴れたら殺される可能性もある為)そうなのですが「引き金を引く瞬間、彼らは目を閉じるんだよ」「彼らは命を捧げる事が解ってる」と命を頂く大切さを語る彼のトーナリティはワイン作りを語る時のそれと全く同じものでした。血の一滴まで無駄にしない為、ブーダン ノワールも作りますし、ハラコは家の床に敷かれています。畑の作業を共に行うパートナーである馬だけは「食」の対象外ですが(笑)。(輸入元案内より抜粋)

 

이를 한국어로 번역하였다.
 윌리엄 다우니는 부르고뉴에서 수 년간 생활한 이후, 2003년에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순수하고 섬세한 피노 누아를 만드는 것이 그의 목적이었기에 무엇보다 자연스럽고, 향을 억지로 강요하지 않는 와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어느 하나 인위적으로 조절하지 않습니다. 이윽고 다우니는 그러한 변덕스러운 품종의 세계에서도 유명하고 우수한 장인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다우니의 와인은 테루아의 개성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스타일이 닮았다고 종종 듣는 야라 봐레, 모닝튼 페닌슐라, 깁스랜드와는 전혀 달라지게 됩니다. 윌리엄은 2006년에 고메 트래블러 와인 매거진에 올해의 호주 와인 메이커로 선발되기도 했습니다.

 윌리엄이 와인에 빠져 양조에 심취하게 된 것은 양조학을 배운 후 근무했었던 데 볼토리 사의 어시스턴트 기간 중이었습니다. 큰 회사임에도 테크놀러지의 남용을 기피하는 와이너리에서 재능을 만개시킨 그였습니다. 상속 문제로 흔들렸던 유벨 리니에와 오규스토 리니에의 와인 양조를 맡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졌습니다만 이것은 거의 만들어진 이야기로 그 제안을 받기 몇 년 전에 처음으로 부르고뉴에 갔었던 그는 거의 말 한마디 꺼낼 수 없는 상황에서 일거리도 찾지 못하고 아사 직전까지 갈 정도로 비참한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그때 식사를 준비해주고, 일거리도 소개해준 사람이 지금의 아내인 레이첼. 미국에 내츄럴 와인을 소개한 영업사원이며 에이전트에서 근무하고 있었던 그녀의 영리함으로 인하여 윌리엄은 막연히 자신이 만들고 싶은 이미지를 품게 됩니다. 참고로 레이첼과의 결혼을 보고했을 때에는 오베르 노와가 나의 여자친구가 미국 대륙에서 없어졌다고 장난스러운 농담을 했다고 합니다. 궁핍한 시기를 함께 하면서 사랑을 공고히 해왔기 때문에 현재의 그들이 있는 것입니다.

 윌리엄은 현재 빅토리아 주에 있는 깁스랜드에서 가능한 한 자급자족 생활을 하며 가족 4명을 부양하면서 와인을 만들고 있습니다만 그 환경은 우리의 상상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년간 소 한 마리, 돼지 세 마리, 양은 다섯 마리. 닭은 열두 마리 정도. 이 모든 가축을 방목하여 길러서 도축까지 자신의 손으로 행합니다. 돼지와 소는 권총으로 머리를 쏘아 먼저 죽입니다. 갑자기 날뛰면 살해당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그들은 눈을 감습니다. 그들은 생명을 바치는 것으로 해결되는 것입니다."라고 생명을 소비함에 있어서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그의 토날리티(조화)는 와인 양조에 대해 말할 때의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피 한 방울까지 함부로 하지 않기 때문에 부단 누아르(서양식 순대)도 만드는 것이며, 하라코(가죽으로 만드는 러그)는 집의 바닥에 깔려져 있습니다. 밭의 작업도 함께 행하는 파트너인 말 만이 식생활의 대상외입니다만.

 

 동물의 생명이 귀중하기 때문에 버리는 것 하나 없이 꼭 사용한다는 말을 듣고 동료 직원은 "포도 껍질 하나 함부로 버리지 않을 것 같다"고 하였고, 이 말을 듣자 마자 윌리엄 다우니에서 화이트 와인이 나오지 않는 이유를 어림짐작 할 수 있었다.

      *화이트 와인은 포도 껍질을 벗겨 양조한다.

 

 바이오 다이내믹 공법이란 단어는 귀에 익숙하지만 전체적인 공정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른다. 그런데 자연존중의 철학이 확고한 그의 손에서 나오는 와인은 과연 어떨지 궁금하다. 근무 중인 샵에서는 깁스랜드 11만원, 캐시드럴은 7만원에 구매 가능하여 쉬는 날 구매 후 음용 해보려 한다. 강성은의 시를 보듯, 어떤 사건의 조짐이 느껴지는 일러스트가 레이블로 쓰이고 있다. 이또한 호주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이라고 하는데, 부르고뉴에서 와인에 대한 영감과 가능성을 확신하고 자신의 고향인 호주에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내게는 또 하나의 아이디어가 되어주었다.

 

 사실 살면서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았던 때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바깥의 기준에서 나를 평가하며 살았던 것 같다. 이제서야 이런 나를 받아들이고 목표를 일관하고 생활 태도를 바르게 길들이려 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아직 내게 없고 남에게 있는 것을 보면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이라는 판단부터 든다. 이런 내게 윌리엄 다우니는 정말 좋은 본보기가 되어 준다.

 

 더불어 그의 사상을 전해 듣고서 내가 한동안 관철하였던 비건 생활도 복기하였다. 공장식 축산업의 실태를 내게 밝히며 그 충격을 고스란히 전해주었던 작품 "도미니언"도.

 

 잊고 지내던 것들을 하나둘 되찾는 과정 중에 있다는 것이, 내가 원하는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는 척도가 되어주는 것 같아서 요즘은 생활이 어렵지 않다.

 

윌리엄 다우니의 와인 레이블에 사용된 일러스트